동거와 사실혼의 차이

동거와 사실혼의 차이
1) 동거와 사실혼관계는 남녀가 침식을 함께 하는 것은 동일하나 혼인의사 유무에 차이가 있습니다.

2) 단순동거가 아니라 혼인의사가 있는 사실혼관계로 인정된다면, 아래 두 가지에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1) 상속권 유무

사실혼관계 자체로는 상속권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혼관계에 있는 어느 일방의 혼인신고에 의하여 법률혼관계로 전환될 수 있고 그에 따라 법률혼의 효과, 특히 부부일방의 사망시 상속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동거관계라면 혼인의사가 없는 경우이므로 법률혼으로 전환되는 것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상속과는 무관하게 됩니다.

 

(2) 재산분할청구

법률혼관계에 있는 부부가 이혼 또는 혼인해소시에는 재산분할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관계는 사실혼관계가 해소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동거관계라면 위 사실혼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청구는 불가능하게 됩니다.

3) 다만 단순동거의 경우에 그 동거기간 동안 형성된 공동재산에 대한 청산이 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동거 중 형성된 공동재산은 법률적으로는 어느 일방의 명의로 해 놓았을텐데, 위 동거관계가 종료된다면 위 재산의 소유귀속에 관한 정리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조합관계의 청산의 법리에 따라 해결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4) 문제는 무엇을 근거로 하여 혼인의사 없는 단순동거 또는 혼인의사가 있는 사실혼관계로 인정할 것인가? 위 둘을 가르는 징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텐데, 어느 한가지의 유무만 가지고 위 둘 중의 하나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 여러 가지 징표들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징표로는 동거기간, 결혼식 유무, 동거 전 가족들의 상견례유무, 폐물교환여부, 법률혼 성립에 장애요소가 있는지 여부, 서로간의 호칭, 주위 이웃들이 평소 이들을 어떻게 생각하여 왔는지, 이들이 부부동반모임 내지 여행 등을 다녀온 사실이 있는지, 명절에 상대방 조상의 묘소에 참배하거나 상대방 집안에 배우자 지위에서 인사를 가거나 역할을 한 사실이 있는지, 가족들의 모임 내지 행사에 참석하여 온 사실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래는 서울가정법원의 판결일부를 인용한 것입니다. 많은 참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사실혼의 성립요건에 관하여 살펴 보건대, 사실혼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으로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5294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있어, 원.피고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었는지, 그리고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비록 원.피고가 약 3년간 동거하면서 지인들을 집으로 초청하기도 하고, 원고가 피고의 사위 경영의 음식점에서 일을 하기도 하는 등 피고의 가족들과 어느 정도 교류를 한 점이 인정되기는 하나, 한편, 원.피고가 결혼식을 올리거나 적어도 그 가족들을 모아 놓고 결혼을 이야기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의 딸이나 피고의 아들, 딸이 원고나 피고를 아버지 혹은 어머니로 호칭하거나 적어도 그와 같은 대우를 하였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명절 등 기념일에 원.피고의 가족들이 모이는 등 교류를 한 흔적도 엿보이지 않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면, 단순히 위와 같이 동거생활을 약 3년간 유지하여 왔다는 점 등 만으로는 원.피고 사이에 부부로서의 공동생활을 영위할 의사가 있었다거나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피고 간의 동거생활이 사실혼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