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시 사전처분

이혼소송시 사전처분
1) 가사사건의 소의 제기, 심판청구 또는 조정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 가정법원, 조정위원회 또는 조정담당판사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상대방이나 그 밖의 관계인에게 현상을 변경하거나 물건을 처분하는 행위의 금지를 명할 수 있고, 사건에 관련된 재산의 보존을 위한 처분, 관계인의 감호와 양육을 위한 처분 등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2조).

2) 이혼소송과 관련하여 사전처분을 생각해 보면, 예컨대, 남편의 계속된 폭력을 피하여 처가 간신히 애들만 데리고 친정 또는 친구집으로 피신한 상태에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남편에게 아파트, 토지 등 가압류할 수 있는 부동산이 있다면, 먼저 이를 가압류한 다음 이혼소장을 제출하여야 할 것이고, 이혼소송에서 위자료 내지 재산분할청구가 인용된다면, 위 가압류한 부동산에 강제집행을 하여 일정금원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인데, 위 이혼소송이 종료되어 위자료 및 재산분할금을 받으려면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그때까지의 생활비와 양육비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가압류, 이혼소송 제기와 동시에 사전처분신청으로 생활비와 양육비청구를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는 법원이 보았을 때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 재산이 있다는 점이 인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법원이 혼인관계 파탄 전의 평소의 생활수준을 고려하여 사전처분으로 인정할 금액의 수위를 정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밖에도 이혼과 관련된 사전처분으로는 유아보호를 위한 사전처분, 면접교섭을 위한 사전처분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3) 위 법에는 법원이 직권으로도 사전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당사자의 신청이 있어야 비로소 사전처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4) 그런데 법원이 사전처분을 하더라도, 여기에는 집행력이 없습니다. 즉 사전처분신청에 대하여 법원이 일정금액의 지급을 명하는 사전처분을 하였는데, 상대방이 그 이행을 하지 않는 경우에, 그 상대방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위와 같이 상대방이 사전처분에서 결정된 의무이행을 하지 않으면, 법원의 직권 또는 권리자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위 법 제67조 제1항).

5) 위와 같이 사전처분 불이행에 대한 제재로는 위 과태료 밖에 없어서 다소 아쉽습니다. 그러나 제가 다루었던 사건에서는, 제 의뢰인이 여러 필지의 부동산을 보유한 100억원대의 재력가이었는데, 상대방이 생활비 및 두 아이의 양육비로 매월 금5백만원의 지급을 사전처분으로 신청하였고, 법원이 위 신청대로 사전처분을 하자, 제 의뢰인은 곧바로 그 금액을 상대방에게 매월 지급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 이혼소송을 담당한 재판부가 위 사전처분사건도 같이 다루었는데, 만약 법원의 사전처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재판부에 미운 털이 박혀서 위자료 및 재산분할에서 상대방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질 것을 염려한 제 의뢰인이 순순히 사전처분에서 정해진 금원을 상대방에게 지급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