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청구에 대비하여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린 경우

이혼청구에 대비하여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린 경우
1)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에는 부부공동생활 중 형성된 재산에 관하여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이에 대한 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를 이혼시 재산분할청구권이라고 합니다.

2)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까지도 큰 재산, 예컨대, 아파트나 토지 등의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남편명의로 해 두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이혼시 남편명의로 되어 있는 위 부동산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사안에서, 예컨대 남편의 부정행위나 폭력행사 등의 사유로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되자, 남편이 처의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를 예상하여 미리 자기명의의 부동산을 자기의 친인척이나 친구 명의로 빼 돌려 버린 경우에는 위 재산들은 재산분할의 대상을 확정되는 시점인 재산분할청구사건의 변론종결시(즉 선고기일 직전의 재판기일) 현재 남편 명의의 재산이 아니므로 재산분할의 대상에서 빠지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3) 그래서 민법은 이런 경우에 대비하여,「부부의 일방이 다른 일방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를 해함을 알면서도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제406조 제1항을 준용하여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민법 제839조의3)을 두었는바, 이를 재산분할청구권의 보전을 위한 채권자취소권이라고 합니다.

 

즉 위 문언 그대로, 위와 같은 부부 일방의 재산처분은 다른 일방의 재산분할청구권행사를 해하는 것이므로, 위 다른 일방은 위 재산을 취득한 제3자를 피고로 하여 가정법원에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이에 따라 빼돌려진 재산을 다시 남편명의로 회복시켜서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됩니다.

4) 한편 부부 중 처가 부정행위를 하였고 그에 따라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되자, 남편은 이혼과 처의 재산분할요구를 피하기 위하여 그 명의로 되어 있던 아파트 등 부동산의 명의를 친인척 명의로 빼돌려 놓은 사안에서, 처가 부동산명의를 받은 위 친인척을 상대로 재산분할청구권보전을 위한 채권자취소청구를 하였다면 인용될 수 있을까?

 

위 사안에서는 처가 유책배우자인바, 법원은 상대방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수용하지 않는 이상,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혼청구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그 보전을 위한 채권자취소청구도 인정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배우자 일방이 일부재산을 빼돌렸다고 하더라도, 다른 일방이 이미 자신의 몫을 초과하여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또는 재산을 빼돌린 배우자 일방이 다른 재산도 보유하고 있어서 빼돌려진 재산이 원상회복되지 않더라도 다른 일방의 채권(재산분할청구권)을 강제집행하는데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채권자취소청구가 인용되지 않을 것입니다.

5) 다만 위 제도는 말 그대로 남편이 재산을 다른 곳에 빼돌린 경우를 상정한 제도로서, 만약 남편이 위 재산을 정상적으로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예컨대, 남편이 자신명의의 아파트를 부동산사무실에 내 놓았고, 남편과는 평소 일면식도 없던 제3자가 위 부동산사무실을 통하여 위 아파트를 소개받은 다음, 남편과 계약을 통하여 위 아파트를 매수한 경우라면, 이는 정상적인 매매로서, 위 매수인인 제3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우이므로, 이런 경우에는 채권자취소청구가 기각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6) 위 채권자취소청구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즉 배우자 일방의 재산처분으로 인하여 자신의 재산분할청구권이 침해된다는 점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내에 제기하여야만 합니다.

 

그리고 가정법원에 제기하여야만 하고, 보통 채권자취소청구와 동시에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를 하거나 채권자취소청구를 한 직후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를 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그리고 가정법원은 채권자취소청구와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를 같은 재판부에서 병합하여 재판할 수 있고, 그래서 판결을 같은날 선고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겠지요.

7) 위 채권자취소권제도는 그 내용이 많이 어려워서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반드시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