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일방의 채무에 대하여 다른 일방도 책임을 지나?

부부일방의 채무에 대하여 다른 일방도 책임을 지나?

1) 예컨대, 남편(또는 처)이 사업상 어떤 채무를 졌을 때, 그 처(또는 남편)가 위 채무에 대하여 동일한 채무를 부담할까? 민법은 부부재산제에 관하여 부부재산계약이 없으면 부부별산제에 따라 혼인 중 자기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 특유재산으로 하고 있으므로, 채무 또한 이를 부담한 그 명의자 개인만 부담하는 것이지 부부 중 다른 일방까지 위 채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2) 그런데 민법은 일상가사대리권과 일상가사비용의 연대책임을 규정하고 있는바(민법 제832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832조(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 부부의 일방이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제삼자와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미 제삼자에 대하여 다른 일방의 책임없음을 명시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즉 부부 일방이 부담하게 된 채무인데, 위 채무가 부부의 일상의 가사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다른 일방도 연대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위 ‘일상의 가사’가 무엇인지가 문제되는바, 이는 가족공동생활에 필요한 사무, 즉 가족의 부양에 관한 사무가 이에 해당되는데, 구체적으로 의식주에 관련된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방세, 식료품구입비, 공공요금, 가재도구 구입비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예컨대, 남편 명의로 주택을 임차하여 월세를 내야 하는데, 남편이 이를 내지 않으면, 집주인은 위 남편 뿐만 아니라 그 처에게도 위 월세를 지급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4) 법원은 처가 남편 명의로 분양받은 45평형 아파트의 분양금을 납입하기 위한 명목으로 금전을 차용하여 분양금을 납입하였고, 그 아파트가 남편의 유일한 부동산으로서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는 경우, 그 금전차용행위는 일상가사에 해당한다고 보아, 남편에게도 차용금의 변제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99. 3. 9. 선고 98다46877 판결].

 

 

다른 한편 법원은, 부인이 교회에의 건축 헌금, 가게의 인수대금, 장남의 교회 및 주택임대차보증금의 보조금, 거액의 대출금에 대한 이자 지급 등의 명목으로 금원을 차용한 행위는 일상 가사에 속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주택 및 아파트 구입비용 명목으로 차용한 경우 그와 같은 비용의 지출이 부부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 일상의 가사에 속한다고 볼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주택 및 아파트의 매매대금이 거액에 이르는 대규모의 주택이나 아파트라면 그 구입 또한 일상의 가사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 사례도 있습니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3122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