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결혼(계약동거)은 사실혼인가?

계약결혼(계약동거)은 사실혼인가?
1. 계약결혼(계약동거)에 관하여 정의를 내린 법률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만 흔히 ‘일단 살아보고 잘 맞으면 계속 살고, 안 맞으면 쿨하게 헤어지기로 약속하고 함께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잘 맞으면 계속 살면서 혼인신고를 할 수 있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계약결혼은 사실혼관계로 인정될 수 있을까?

2. 사실혼은 남녀가 사실상 부부로서 실질적으로 혼인생활을 하고 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서 법률상 혼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부부관계를 의미하는바, 사실혼의 성립요건으로는 주관적으로 혼인의사의 합치, 객관적으로는 혼인생활의 실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주관적 요건인 위 혼인의사란 남녀가 평생 동거할 의사를 의미하므로,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조건부, 기한부의 혼인 등은 무효라고 보고 있고,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사실혼은 보호받을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사실혼의 예로 일정기간 또는 일정목적만을 위한 계약상 부부로 행세하기 위한 혼인이 거론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처제와 형부관계에 있던 자들의 사실혼은 혼인법질서에 본질적으로 반할 정도로 반윤리적·반공익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서울가정법원의 판결이 있습니다).

3. 이상과 같은 혼인의사와 사실혼의 성립요건 및 보호받을 수 있는 사실혼에 관한 현재의 일반적인 법리에 의하면, 계약결혼은 사실혼으로 인정되지 못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만, 구체적인 모습에 따라서는 달리 보아야 하는 사안도 없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4. 사실혼으로 인정되면, 일방의 혼인신고에 의하여 법률혼이 되어 타방 사망시에 상속권이 인정될 수 있고, 사실혼 해소시의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며(이와 관련하여 동성간의 사실혼 파기에 따른 위자료 및 재산분할청구를 기각한 하급심 판결 : 인천지방법원 2004. 7. 23. 선고 2003드합292 판결),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고, 특별법상으로 사실혼의 배우자를 법률상 배우자와 동일하게 처우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실혼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법률적 지위에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하겠습니다.